“연구의 즐거움을 믿고, 그 길을 걷다”
“연구의 즐거움을 믿고, 그 길을 걷다”
박상원 교수는 관광행동을 연구하는 전문가다. 관광객의 이동과 경험을 더 좋게 만들어주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경희 Fellow 선정에 대해 그는 경희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계속해서 이어나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경희 Fellow(4) 연구 부문 수상자 호텔관광대학 박상원 교수
빅데이터로 그리는 관광 산업의 미래
연구는 재미에서 시작되고, 사회적 가치로 이어진다
경희는 매년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준 교수들을 ‘경희 Fellow(연구·교육)’로 선정한다. 2024년도 경희 Fellow(연구)로 선정된 교수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혁신적 연구 성과를 이루어낸 교수들이다. 그중 호텔관광대학 박상원 교수는 관광 빅데이터 연구를 통한 학문적 성과와 사회적인 기여로 이번 경희 Fellow에 선정됐다. 박상원 교수를 직접 만나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관광 빅데이터를 활용한 관광 산업의 활성화
박상원 교수는 관광 행동을 연구하는 전문가다. 관광객들의 이동 패턴을 추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 관광 산업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장소, 방문 경로, 소비 행태 등을 데이터화해 관광지의 특성과 흐름을 파악하고 도출한 빅데이터를 지자체와 관련 기관에 제공함으로써 효과적인 관광 개발 및 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 교수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나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을 예측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관광지의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관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실제로 박 교수는 인천시의 스마트 관광 도시 프로젝트에 참여해 데이터 활용법을 개발하고, 관광 정책 수립 과정에도 기여한 바 있다. 그는 “스마트 관광 도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였다”며, “학생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한 경험”을 회상했다. 이어 “제시한 알고리즘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어 관광 산업에 기여하게 된 것이 큰 보람이었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관광 산업에서도 데이터 기반 접근이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박 교수는 “스마트 관광 도시를 구축하는 데 있어 데이터는 중요한 자원 중 하나”라며,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관광지의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고 적절한 대응 전략을 마련한다면,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원 교수는 2022년 세계 상위 1% 연구자(HCR) 선정된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이뤄온 성과의 요인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Quantity(양)보다 Quality(질)’을 우선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학생들과 함께 만든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14명의 석박사를 두고 있다. 연구자이기 전에 교육자로서 훌륭한 경희 학생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성과가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더욱 의미있는 학문적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관광객의 행동 분석: 연구 철학의 기초
‘관광객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관광 발전의 첫걸음’은 박상원 교수의 연구 철학이다. 그의 연구 여정은 2011년 영국에서 교수로 활동하던 중, 빅데이터를 접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당시 영국에서는 빅데이터가 학계와 산업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었고, 박 교수는 많은 빅데이터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빅데이터 기술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게 된다.
박상원 교수가 관광 빅데이터 연구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바로 이 시점에서 비롯됐다. 기존의 관광 산업 연구는 주로 ‘호텔’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박 교수는 남들과는 다른 시선에서 관광을 바라봤다. 관광이라는 넓은 분야에서 ‘호텔’에만 국한되지 않는 더 근본적인 접근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당시 200개 호텔의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그는 호텔의 수익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해 궁금증을 느꼈고, 이를 통해 관광객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관광 산업 발전의 핵심이라는 통찰을 얻었다.
영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 교수는 관광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됐다. 이후, 홍콩에서 활동하면서 한국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협력을 계기로 관광객 행동 분석에 빅데이터를 적용하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통신사의 지원을 받아, 관광 산업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연구 분야를 빅데이터와 관광의 융합으로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박상원 교수는 “관광 빅데이터 분야는 본질적으로 다학제적인 연구 분야”라면서, “관광학, 지리학, 빅데이터, AI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업의 핵심은 각 분야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우려는 열린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에서 사용되는 매커니즘을 그대로 관광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며, 각 분야의 특성을 고려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수정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실제로 지리학과와 협력해 연구재단의 펀딩을 받으며 융합형 연구를 진행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서로의 전문 지식을 존중하고 이를 통합하려는 노력이 연구의 성공적인 진전을 이끌어낸 핵심이었다고 말한다. 박상원 교수는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각 분야의 장점을 결합하고, 새로운 시각을 더하는 것이 연구의 깊이를 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융복합 연구가 가져오는 학문적 성과와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협업은 단순히 지식의 융합을 넘어서, 각 분야의 특성과 장점을 잘 살려 새로운 연구의 지평을 여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AI와 빅데이터를 통한 관광 산업 혁신을 그리다
관광 및 호텔 산업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방식이 많이 유지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으로 박상원 교수는 AI와 빅데이터의 활용을 제시한다. 그는 관광지 개발이나 호텔 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더 스마트한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AI와 빅데이터는 관광 산업의 중요한 발전 동력이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더 현명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하며, 앞으로 관광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갈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더해 “경희 정신인 문화세계의 창조에 기여하고,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연구자로서의 포부를 드러냈다.
향후 관광 산업의 빅데이터와 AI 활용 분야에서 더 많은 혁신을 이루는 것이 박상원 교수의 목표다. 그는 “관광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AI가 접목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이를 통해 관광 산업이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전하며, 이를 위해 더 많은 협업과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상원 교수는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전기차와 관광 모빌리티를 연결하는 혁신적인 연구이다. 그는 전국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관광객들이 전기차를 더욱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적화 모델을 연구 중이다. 이를 통해 제주도와 같은 관광지에서 환경친화적인 교통 수단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단순히 기술적 발전을 넘어서, 관광지의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기여로 평가받고 있다.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호기심에 관한 재미다. ‘이건 뭘까?’ ‘왜 이렇게 결과값이 나올까’와 같이 끊임없이 질문을 가지고 답을 찾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연구의 원동력: 내적 동기와 외적 인정
박상원 교수는 연구자이자 교육자로서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연구를 지속하는 원동력에 대해 묻자 그는 가장 먼저 내적 동기인 ‘흥미’와 ‘호기심’을 꼽았다. 박 교수는 연구의 길을 걷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연구는 어렵고 때로는 외롭지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며, “연구가 재미있어야만 지속 가능한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구자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래리베이트 세계 상위 1% 연구자 선정(HCR) 및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장 수여, 관광 IT분야 최고 논문상 수상 등 큰 업적을 이룬 것도 연구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흥미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연구가 재밌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성과들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며, “연구는 끊임없는 질문과 호기심에서 시작되며,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한 외적 동기인 ‘인정’이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와 조직으로부터 받는 인정과 칭찬, 학생들의 감사 인사나 교내에서의 인정은 제게 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희에서 제공하는 지원과 협력적인 환경이 연구와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어주었으며, 이 덕분에 더욱 열심히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희 Fellow 선정은 박상원 교수가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됐다. 그는 “연구를 좋아하고 열심히 해온 덕분에 경희에 교원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경희 Fellow 선정을 통해 연구에 대한 열정과 꾸준한 노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점에 감사함을 표했다.
박 교수는 펠로 선정이 단순한 성과의 인정이 아니라 경희에서의 연구가 더 의미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격려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학문적 성과가 이론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회적 가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연구자들과 협력하고, 학제 간 융합 연구를 통해 연구의 폭과 깊이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글 정예솔 wg1129@khu.ac.kr
사진 정병성 pr@khu.ac.kr
ⓒ 경희대학교 커뮤니케이션센터 communication@khu.ac.kr
2025.04.22